임형섭 Beyond the beyond
close임형섭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전자음악 작곡가 겸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비틀어 색다르게 유희하는 것을 즐기며, 시각적으로는 선(line)에, 청각적으로는 사람의 목소리와 소음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소리를 영상, 레이저 등 다양한 물성으로 상상하여 표현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Beyond the Beyond〉는 제주 전통 굿에 사용되는 무속 도구인 기메를 주된 소재로 삶과 몸체의 경계 공간을 탐구한다. 기메는 제장(祭場)을 신과 인간이 만나는 의례의 장소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전시에 활용된 기메의 한 종류인 살장은 신의 좌정처를 엄숙하게 가리는 창살(문)을 상징하며, 바깥에서 신들을 들여다보거나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게 한다.
원자화된 심방의 이미지가 살장에 투과되어 만들어진 그림자는 때로는 신의 모습을, 때로는 자연-인간의 모습을 한다. 설쇠와 바랑의 연물[巫樂] 소리는 굴절되고 파편화되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이러한 이미지와 사운드는 하나로 맞물려 이분법적 대립 — 0과 1, 삶과 죽음, 현실과 허구, 유형성과 무형성, 과거와 현재와 같은 — 에 의해 발전하는 경직되고 서열적인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연속적인 체제를 만들어 낸다. 이는 신을 바로 마주하지 못하게 제장을 가리는 동시에 신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기메의 변증법을 환기시킴으로써 한계 지어진 구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역사적인 틀을 제공한다. 그리고 기메를 젖히고, 헤집고, 통과하는 행위를 통해 관객은 본인들만의 경계 공간을 재구성하게 된다.
원자화된 심방의 이미지가 살장에 투과되어 만들어진 그림자는 때로는 신의 모습을, 때로는 자연-인간의 모습을 한다. 설쇠와 바랑의 연물[巫樂] 소리는 굴절되고 파편화되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이러한 이미지와 사운드는 하나로 맞물려 이분법적 대립 — 0과 1, 삶과 죽음, 현실과 허구, 유형성과 무형성, 과거와 현재와 같은 — 에 의해 발전하는 경직되고 서열적인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연속적인 체제를 만들어 낸다. 이는 신을 바로 마주하지 못하게 제장을 가리는 동시에 신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기메의 변증법을 환기시킴으로써 한계 지어진 구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역사적인 틀을 제공한다. 그리고 기메를 젖히고, 헤집고, 통과하는 행위를 통해 관객은 본인들만의 경계 공간을 재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