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0-2019

임의적 접근이
가능한 블랙박스

2011 ‘예술, 과학, 비즈니스’ 융합형 작품 전시

행사장소
금천예술공장
행사일시
2011.11.03 - 2011.11.22
참여작가
  • 김병규
  • 박얼
  • 배성훈
  • 여진욱
  • 옥타민
  • 최인경
  • 크로스디자인 랩
  • 태싯그룹
  • 하이브
  • 한희 김근호
2011 다빈치 아이디어 전시, 〈임의적 접근이 가능한 블랙박스〉는 2010년 전시, 〈테크네의 귀환〉의 기본 맥락을 이어 ‘같은 근원에서 비롯된다는 관점-현대적 의미에서의 예술의 범주와 실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요구되는 장인적 솜씨 및 기술들을 뚜렷하게 구분 짓지 않았던 보다 광의의 의미로 해석되었던 테크네(Techné)의 본원적 관점’에서 여전히 관성적으로 남아있는 예술과 기술의 왜곡된 관계-이항 대립적 상충-의 긴장을 완화시키면서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현실과 상상력을 어떻게 직조해 낼 수 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과거 어느 때 보다 기술의 보편화를 맞고 있는 우리 일상에의 접목, 비즈니스와의 융합 등 실용적 차원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다 현시적으로 조망한다.

사용자의 다양한 수용형태를 유발하는 다빈치 아이디어의 흥미로운 실험들은 뉴테크놀로지의 치밀한 구성과 설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작품 설계에 응집되어 있는 복잡한 디지털 응용 프로그램을 비롯한 첨단 공학기술은 관객 또는 사용자에게는 해독이 불가한 ‘블랙박스’에 불과하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미디어 이론가 노베르트 볼츠(Norbert Bolz, 1953~ )는 오늘날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매일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어떠한 원리로 작동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기술 매체를 일종의 블랙박스라고 칭한다.

다빈치 아이디어 작품들은 무엇보다 복잡한 기술과 설계를 탑재한 이러한 ‘블랙박스’에 다가선 관객의 지각과 감성을 자극하여 작품에 유희적으로 가담시키고 있고 그러기 위한 다양한 미디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형태와 형식 및 기술 융합을 탐색하고 있다. 여기서 사용자는 특별한 공학적 지식 없이 작품의 기능과 실행을 위한 입출력 관계만으로 직관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한다. 더 나아가 작품에 능동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내용을 구성하고 그 의미를 완성시키는 ‘임의적’ 생산자가 될 수 있다.

본 전시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뉴미디어 테크놀로지와의 긴밀한 결합에 의한 예술영역의 확장과 그와 연동하여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상호작용성에 의한 예술적 생산방식을 내재화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디어아트의 선구적 위치에 있는 백남준(1932~2006)의 고전적 작품 〈임의적 접근 음악 Random Access Music〉(1963)은 그 복선으로 읽혀질 수 있다. 당시 대중적인 미디어였던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하여 오늘날 mp3에서나 가능한 ‘선택적 감상’을 실험한 작업으로서 관객이 카세트 테이프의 특정 지점을 센서로 선택하여 소리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케 한다. 여기서 ‘임의적 접근’은 다빈치 아이디어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이러한 예술의 존재방식을 메타포적으로 함축한다.

백남준이 당대 시대상을 반영하는 보편적 미디어와 기술을 결합해서 오늘날 현실이 된, 당시로선 생경한 실험을 가능하게 하였듯 다빈치 아이디어 작가들 또한 기술공학적 영역에서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잠재된 경험을 기술적 상상력으로 현실에서 실현시킨다. 이들이 도입하는 기술과 미디어, 실제와 가상, 문화예술적 감성, 미적 가치 등의 브리콜라주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지각과 교감이 가능한 낯선 풍경을 경험하게 하는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할 것이다.

임의적 접근이 가능한 블랙박스
금천예술공장